딤전3장 8-16
집사의 자격과 경건의 비밀
권율 목사 2017. 4. 21.
부곡중앙교회 청년부 [부산시] https://blog.naver.com/ryulkwon0616
8 이와 같이 집사들도 정중하고 일구이언을 하지 아니하고 술에 인박히지 아니하고 더러운 이를 탐하지 아니하고
9 깨끗한 양심에 믿음의 비밀을 가진 자라야 할지니
10 이에 이 사람들을 먼저 시험하여 보고 그 후에 책망할 것이 없으면 집사의 직분을 맡게 할 것이요
11 여자들도 이와 같이 정숙하고 모함하지 아니하며 절제하며 모든 일에 충성된 자라야 할지니라
12 집사들은 한 아내의 남편이 되어 자녀와 자기 집을 잘 다스리는 자일지니
13 집사의 직분을 잘한 자들은 아름다운 지위와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에 큰 담력을 얻느니라
14 내가 속히 네게 가기를 바라나 이것을 네게 쓰는 것은
15 만일 내가 지체하면 너로 하여금 하나님의 집에서 어떻게 행하여야 할지를 알게 하려 함이니 이 집은 살아 계신 하나님의 교회요 진리의 기둥과 터니라
16 크도다 경건의 비밀이여, 그렇지 않다 하는 이 없도다 그는 육신으로 나타난 바 되시고 영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으시고 천사들에게 보이시고 만국에서 전파되시고 세상에서 믿은 바 되시고 영광 가운데서 올려지셨느니라
이 본문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8절부터 13절까지는 ‘집사의 자격’에 대한 것이고, 14절부터 16절까지는 ‘경건의 비밀’에 관한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설교 제목을 “집사의 자격과 경건의 비밀”로 정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오늘 본문과 같은 직분자의 자격을 다룰 때 유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본문에서 말하는 자격 기준을 완벽히 갖추는 사람은 세상에 없다는 것과, 그래서 그 기준에 부합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직분자를 세우는 일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도 바울은 오늘 본문에서 집사의 자격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왜 그렇게 하고 있을까요? 먼저 사도가 직분자의 자격을 제시할 때 어떤 마음을 가졌는가를 살펴봐야 합니다. 바울은 자신이 주님 앞에서 ‘사도’의 직분을 받았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았습니다. 다메섹 도상에서 부활의 주님이 빛으로 찾아오셔서 그를 복음 전하는 사도로 직접 세우셨기 때문입니다. 이때 바울은 자격이 있어서 사도의 직분을 받은 것이 절대 아닙니다!
“전에는 비방자요 박해자요 폭행자였으나”(1:13), 오직 주님의 은혜로 직분을 받은 것입니다. 1장 12절에서 바울이 고백하는 내용을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나를 능하게 하신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께 내가 감사함은 나를 충성되이 여겨 내게 직분을 맡기심이니.”
보시다시피 뭐라고 고백하고 있습니까? 주님이 바울 자신을 “충성되이 여겨” 사도의 직분을 맡기셨다고 말합니다. 실제로는 그럴 자격이 전혀 없는데, 이전까지 십자가의 복음에 한 번도 충성되이 살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이 이제 “충성되이 여겨” 직분을 맡겨 주셨다고 고백합니다!
오늘 본문에 접근할 때도 동일한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집사의 직분을 가진 성도들이 본문을 읽으면서 심한 죄책감에 빠지거나, 집사 직분을 받기 전에 있는 성도들이 자신은 절대 그런 직분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패배감에 사로잡혀서는 매우 곤란합니다. 오히려 집사의 자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나를 그런 성도로 여겨 주시는 주님의 은혜를 붙잡아야 합니다. 충성스럽지도 못한 나를 당신의 은혜로 충성되이 여겨 주시는 그 은혜에 의지하여, 더욱 집사의 직분을 온전히 감당하도록 힘써야 합니다. 나의 혈기와 열정으로 집사직의 기준에 도달하려고 애쓰기보다, 나를 그렇게 여겨 주시는 주님의 은혜에 힘입어 최선을 다해 직분자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이제 구체적으로 어떤 기준이 제시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8절에 보시면, “이와 같이 집사들도”(Διακόνους ὡσαύτως)라는 말로 시작합니다. 이 말은 바로 앞 단락에 나오는 직분자, 즉 감독(장로 또는 목사)의 직분을 맡은 자들처럼 집사들도 그런 기준을 갖춰야 한다는 뜻입니다. 먼저, 집사 직분을 맡은 성도는 정중해야 합니다. 좀 더 정확하게 번역하면, 존경을 받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주님을 믿는 모든 성도가 그러해야 하지만, 특별히 집사와 같은 직분자들은 사람들로부터 더욱 존경을 받아야 합니다.
다음으로, 일구이언(一口二言)을 하지 않아야 합니다. 쉽게 말해, 이 사람에는 이렇게 말하고 저 사람에게는 또 다르게 말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예수님을 믿는 직분자는 자신의 언행에 일관성이 있어야 합니다. 한 가지 사실을 두고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말을 바꾸지 말아야 합니다. 말이 곧 그 사람의 인격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리고 집사 직분을 맡은 사람은 술에 인박히지 않아야 합니다. 술 마시는 일에 자기 마음을 빼앗겨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교회 안에도 술을 끊지 못하고 중독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더러 있습니다. 마시고 나면 허무한 술에 취하지 말고 성령의 충만을 받는 은혜가 임하기를 기도해야 합니다.
또한 직분자는 더러운 이익을 탐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전에 저는 중직자가 교회 안에서 헌금을 횡령하는 경우를 본 적이 있습니다. 성도들의 피와 땀이 담긴 돈인데도, 그들의 마음에는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것이 전혀 없었습니다. 직분자는 교회 헌금뿐만 아니라 주중 직장생활 가운데서도 더러운 이익을 탐하지 말아야 합니다. 돈을 횡령하는 정치인이나 사업가를 부러워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안타까운 마음으로 불쌍히 여기며 그 영혼을 두고 기도할 줄 알아야 합니다.
또 집사의 직분을 맡은 성도는 “깨끗한 양심에 믿음의 비밀을 가진 자라야” 합니다. 사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자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깨끗한 양심”(pure conscience)은 예수님의 보혈로 정결함을 받은, 즉 거듭난 양심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믿음의 비밀”(the mystery of the faith)은 성령께서 말씀을 통해 계시해 주시는 예수님의 구원을 의미합니다. 십자가의 보혈로 거듭난 양심을 가지고 구원의 비밀을 깨달은 자만이 집사의 직분을 감당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12절에서 한 가지 자격을 덧붙이고 있습니다. “집사들은 한 아내의 남편이 되어 자녀와 자기 집을 잘 다스리는 자”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제 본문에서 감독의 자격에도 똑같이 언급된 내용입니다(2,4,5절). 당시 ‘일부다처제’라는 타락한 제도를 거부하고 “한 아내의 남편이 되어”, 또 집안의 가장으로서 자기 가정을 잘 다스릴 줄 알아야 집사의 직분을 맡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11절에서 보듯이, 집사들과 함께하는 아내(또는 여집사)도 “정숙하고 모함하지 아니하며 절제하며 모든 일에 충성된 자라야” 합니다. 이것이 꼭 여자에게만 해당된다는 말이 아니라, 남자 집사이든, 여자 집사이든 모든 직분자들이 특히 절제하며 모든 일에 충성할 수 있어야 합니다.
13절에서 바울은 집사의 직분을 잘 감당했을 때 주어지는 유익에 대해 말씀하고 있습니다. 다 같이 읽어 보겠습니다. “집사의 직분을 잘한 자들은 아름다운 지위와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에 큰 담력을 얻느니라.” 여기에서 “아름다운 지위”는 집사 직분을 잘 감당하는 그를 향해 성도들이 가지는 존경과 인정을 가리킵니다. 그리고 “큰 담력”이라는 것은 복음에 대한 확신을 가리킵니다. 집사의 직분을 잘 감당하는 사람은 성도들로부터 존경을 받으며, 그리스도 안에 있는 믿음 가운데 복음에 대한 확신을 누릴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제 오늘 본문의 두 번째 부분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바울은 이제까지 집사의 자격에 대해 진술하다가, 갑자기 14절부터 본문을 기록하는 목적을 말하기 시작합니다. 본문의 기록 목적은 15절에서 말하는 대로, 우리가 “하나님의 집에서 어떻게 행하여야 할지를 알게” 하기 위함입니다. “하나님의 집”을 가리켜 뭐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이 집은 살아 계신 하나님의 교회요 진리의 기둥과 터”입니다. 이 새벽에 우리는 진리의 기둥과 터가 되는 하나님의 집, 즉 교회에 나와서 집주인이신 아버지를 뵙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이제 우리는 오늘 본문에서, 아니 어쩌면 디모데전서에서 가장 중요한 구절에 이르렀습니다. 다 같이 16절을 크게 읽어 보겠습니다. “크도다 경건의 비밀이여, 그렇지 않다 하는 이 없도다! 그는 육신으로 나타난 바 되시고, 영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으시고, 천사들에게 보이시고, 만국에서 전파되시고, 세상에서 믿은 바 되시고, 영광 가운데서 올려지셨느니라!”
이 말씀은 모든 직분자들이 귀를 기울여야 하는 진리의 말씀입니다. 우리 각자가 맡은 직분을 감당할 수 있게 하는 “경건의 비밀”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구절은 시적 운율이 느껴지는 한 편의 시와도 같습니다. 직분자를 위한 경건의 비밀이 어디에 있다고 말씀하고 있습니까? 이 구절에 나오는 “그”가 누구를 가리킵니까? 이미 짐작하신 대로,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킵니다. 예수님은 ‘그리스도’라는 직분을 완벽히 수행하셔서 모든 직분자들에게 모범이 되셨습니다. 육신으로 이 땅에 오셨고, 성령의 능력으로 부활하셔서 당신의 의로우심이 입증되셨으며, 또 천사들에게 보이시고, 온 나라에 전파되셨고, 세상 가운데 믿은 바 되셨으며, 마침내 영광 가운데서 승천하셨습니다!
이 새벽에 기도의 자리에 나오신 여러분, 우리의 경건 행위에 직분의 자격을 두지 마시기 바랍니다. 오직 예수께서 완성하신 경건의 비밀에 의지하여 여러분의 직분을 감당해 가시기 바랍니다. 오늘 하루도 예수님 안에 있는 믿음에 큰 담력을 가지고, 진리의 기둥과 터가 되는 우리 교회를 가슴에 품고 살아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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